고파스는 2007년 제40대 안암총학생회의 공약으로 탄생했다. 학생들은 고파스가 생기기 전 의견 표출을 위해 본교 홈페이지(korea.ac.kr) 자유게시판을 이용했다. 하지만 그 게시판은 학교가 운영하는 곳이라 학생만의 사이트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생겼다. 고파스를 만든 ‘고펑’ 박종찬(생명대 식자경00) 씨는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선 학교의 의견과 맞지 않는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작성자에게 전화를 걸어 압력을 넣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후 제40대 안암총학생회에서 고파스를 만들고, 자유로운 운영을 위해 학생회에서 독립해 운영하게 됐다. 현재는 ‘고파파’란 운영진이 고파스를 운영하고 있다.

실시간 리플 커뮤니티 고파스

고파스는 ‘실시간 리플 커뮤니티’를 표방해 전체적으로 과도한 장식을 뺐다. 박종찬 씨는 “메뉴가 복잡해 디자인적으론 예쁘지 않지만 실시간 리플과 같이 이용자 간 커뮤니케이션에 중점을 뒀다”며 “이것이 고파스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고파스는 학교의 간섭을 피해 만들어진 커뮤니티기 때문에 게시물의 내용에 대해 큰 규제를 하지 않는다. 대신 사용자 간 자정작용을 할 수 있는 ‘냉동’(여러 사용자가 냉동 요청을 하면 게시물이 삭제되는 기능)을 쓰고 있다. 하지만, 최근엔 성적인 묘사가 포함된 게시물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정민(이과대 물리08) 씨는 “그런 게시물은 제목만 봐도 기분이 나쁜데 일부러 제목에서 유추할 수 없도록 해놓은 글은 더 기분이 나쁘다”며 “요즘엔 ‘마초적’이라는 표현을 쓰며 글을 더 많이 올리는데, 마초적이란 말의 의미를 왜곡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파스 측은 사이트의 개설 배경을 따지면 게시물을 삭제하는 식의 대처는 불가능하단 입장이다. 운영자 간섭을 최소화하는 게 원칙이라 규제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뱍종찬 씨는 “게시물을 올릴 때 다른 사람을 배려해야 한다”며 “이런 게시물이 쌓이다 보면 학생들이 고파스에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파스에서의 여론 형성

고파스에선 학내·외 다양한 쟁점에 대한 토론이 이뤄진다. 하지만 인터넷 상으로 이뤄지는 토론이다 보니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 이른바 ‘운동권을 매도하는 경우’와 같이 부작용도 지적받고 있다. 박현승(경영대 경영07) 씨는 “운동권을 매도하는 태도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특히 정치적인 찬반논의는 주도적인 사람의 입장이 논리적이면 휩쓸리는 경향이 많다”고 말했다. 반면, 인터넷 상의 토론이 오히려 ‘긍정적’이란 의견도 있다. 누구나 입장 표명이 가능해 반박할 기회도 많아 소수에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박종찬 씨는 “고파스에서 일방적인 매도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직설적인 논쟁이 이뤄지다 보니 그런 지적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암총학생회와 고파스

고파스는 총학생회가 학생의 의견을 가장 쉽게 전달받을 수 있는 통로다. 하지만 지난해 42대 안암총학생회 당시 고파스에선 ‘총학생회가 고파스의 여론을 무시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박현승 씨는 “고파스에서 ‘42대 안암총학이 싫다’는 느낌을 주는 글도 많긴 했지만 안암총학도 고파스의 여론을 무시하다시피 했다”며 “다수의 목소린 아니더라도 엄연히 고대생의 의견인 만큼 옳지 못했다”고 말했다.

제43대 안암총학생회(회장=전지원)는 총학생회 홈페이지를 고파스와 연계해 고파스 아이디로 안암총학 홈페이지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전지원 안암총학생회장은 “고파스 호랭이게시판과 솔직담백Talk를 매일 보고 있으며 안암총학 소통게시판을 정책에 직접 반영한다”며 “여론의 전체라곤 할 수 없지만 여러 이슈에 대해 상당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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