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의 신실한 기록자이자 대학언론을 주도하는 고대신문의 창간 68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대한민국 대학신문의 효시인 고대신문은 본교가 교육구국의 건학이념을 구현하며 자유・정의・진리의 고대정신을 견지하도록 기여해 왔습니다. 또한 한국 사회가 근대화, 산업화, 정보화의 급속한 변화를 거치는 동안 고려대가 개척하는 지성의 전당으로서 대학의 역할을 다하도록 학내 구성원의 공론장으로 기능해왔습니다.

 

11월 3일은 고대신문의 창간기념일이자, 지금은 학생독립운동 기념일로 명칭이 바뀐 학생의 날 86주년을 맞는 날 입니다. 일제강점기인 1929년 조선인 학생들이 의분과 기개로 일어나 펼친 항일독립운동은 학생들의 자주독립 열망과 자치역량을 보여준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그리고 이 날을 기념해 창간된 고대신문은 언제나 이런 학생정신을 지켜왔습니다. 창간년도인 1947년은 해방의 흥분과 혼란이 뒤섞여 흐르던 시기입니다. 그 속에서도 미래를 향한 기대와 열망이 넘쳤고, 한국 사회를 주도하는 세력으로서 대학생의 자부심도 대단했습니다. 고대신문은 그러한 열정과 사명감을 바탕으로 창간됐고, 68년을 지나는 동안 고려대학교의 사관이자 비판자로 역할을 수행해온 것입니다.

 

학생시절부터도 그랬지만, 총장에 취임한 이후 저는 더욱 더 고대신문의 열렬한 독자가 되었습니다. 학교운영과 대학의 미래를 구현하기 위해 고대신문 뿐만 아니라 주요 대학의 신문을 탐독하고, 교내의 주요한 정책 결정자들이 함께하도록 권했습니다. 아마도 보통의 학생보다 교무위원들이 대학신문을 더 열심히 읽는 학내구성원일 것입니다. 1년 가까이 신문을 보며 주요 대학의 정책과 관심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우리 학교 구성원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고려대학교는 한국 사회의 미래를 책임지는 리더로서 개척하는 지성을 키워내려 합니다. 그 일환으로 학사행정시스템 개혁, 절대평가 확대, 필요기반 장학제도 도입 등의 변화를 이뤄냈습니다. 또 유연학기제를 도입하고 각종 해외프로그램을 신설해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려 합니다. 정책은 그 저변을 이루는 사고가치의 혁신이 동반돼야 진정한 성공을 거둘 수 있습니다. 고대신문은 학생들이 만드는 신문이지만, 학생만의 시야가 아닌 고려대 전체를 위한 더욱 폭넓은 시각을 보여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정보통신의 혁명으로 새로운 미디어들이 보급되면서 정보에 대한 접근습관, 수집방식이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이러한 미디어 혁명의 시대에 고대신문은 적극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해 독자와의 거리를 좁혀야 합니다. 좋은 정보와 빼어난 주장도 독자가 읽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사색보다는 검색에, 관찰보다는 무관심에 익숙해진 학생들을 일깨우면서 고대신문의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고대신문의 찬란한 역사는 고려대학교의 큰 자랑입니다. 치열한 고민과 가없는 헌신으로 오늘의 고대신문을 일구신 역대 주간 교수님들과 학생기자들, 애정과 신뢰를 보내주신 교우와 학생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고려대 구성원과 대학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며, 대학언론의 미래를 이끌어갈 고대신문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2015년 11월

고려대학교 총장 염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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