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의 일방적인 사업 중단

관련 연구·학생 참여 축소 우려

2045 탄소중립 계획은 유지

 

SK미래관 지붕에 태양광 발전 시설이 설치돼있다.
SK미래관 지붕에 태양광 발전 시설이 설치돼있다.

 

  지난해 10월 환경부가 2025년 6월까지로 예정됐던 ‘그린캠퍼스 조성 사업’을 조기 중단했다.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은 올해 6월까지 마감할 예정이다. 2022년 6월 그린캠퍼스에 선정됐던 고려대도 사업 중단의 여파를 피해 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관리처는 “지난해 10월 24일 한국환경보전원(구 환경보전협회)으로부터 그린캠퍼스 조성사업 3차년도 예산편성 제외를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사업 중단 통보

  환경부의 ‘그린캠퍼스 조성 지원 사업’은 대학의 지속가능성과 젊은 세대의 환경 의식 제고를 목표로 2011년 시작됐다. 고려대는 2013년 처음 선정되고 2022년도 사업 대상에 재선정됐다. 고려대를 포함한 2022년 선정대학 5곳(경상국립대, 고려대, 광주교육대, 중원대, 한신대)은 환경부, 한국환경보전원과 협약을 체결해 3년간 연 1억2000만원의 재정 지원과 친환경 교육과정 개발 지원, 온실가스 전략수립 지원 등을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한국환경보전원은 각 대학에 그린캠퍼스 조성사업 3차년도(2024년 7월~2025년 6월) 예산 편성 제외를 통보했다. 신용선 관리처 부처장은 “그린캠퍼스 선정 5개교가 한국환경보전원으로 항의 및 추가 예산편성 건의를 통해 대응 중”이라고 전했다.

  갑작스러운 중단 통보로 고려대가 추진하던 사업도 연속성이 담보되지 않는 실정이다. 고려대 그린캠퍼스 사업에서 탄소중립 분야 연구를 담당하는 오정리질리언스연구원(OJERI)의 강동렬 연구원은 지난 2월 ‘ESG와 미래세대’ 포럼에서 “교내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을 데이터마이닝하는 체계를 세우고 있었는데 실행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강 연구원은 “연구진들이 이를 통해 학위를 취득하고 산업계로 유입되면 기업들이 스스로 탄소 관리를 할 수 있는 자생력을 키울 수 있다”며 “이런 잠재력이 별도의 평가 절차도 없이 손바닥 뒤집듯 엎어진다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덧붙였다.

  학생 참여 활동의 축소도 우려된다. 고려대 중앙환경동아리 KUSEP(단장=김주희)은 그린캠퍼스 환경동아리 지원 사업에 선정돼 환경부로부터 매년 지원금 2~300만원과 활동 계획 컨설팅 등을 받아왔다. 하지만 해당 지원들은 그린캠퍼스 사업 중단으로 모두 끊겼다. 김주희 단장은 “급작스러운 환경부의 사업 중단은 시기를 역행하는 결정”이라며 “활동 내용에 큰 변동은 없겠으나 최대한 비용 소모를 줄여나갈 것”이라 말했다.

 

  탄소중립 계획은 계속돼

  환경부의 사업 중단에도 고려대의 그린캠퍼스 조성사업 추진 목표였던 ‘2045 탄소중립 캠퍼스 실현’은 유지될 전망이다. 2022년 고려대는 2045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국내 대학 중 두 번째로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2045 탄소중립 계획’은 2030년까지 태양광과 흡수원을 활용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줄이고, 2045년까지 *넷 제로(Net Zero)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신용선 관리처 부처장은 “그린캠퍼스 사업과 탄소중립 계획은 별개이며 2045 탄소중립 계획에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탄소중립 교정 조성을 위한 스마트에너지 사업과 **마이크로그리드 구축도 지속된다. 스마트에너지 사업은 1만2682개의 조명을 교체해 63.2%의 에너지를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고려대는 우당교양관과 청산MK문화관의 노후 조명을 고효율 LED로 교체했고, 민족문화관 및 미래융합기술관의 고효율 LED 교체를 진행 중이다. 관리처는 ***BIPV(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 System), 태양광 시설 설치를 통한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을 목표로 SK미래관, 메디힐지구환경관을 비롯한 학교 건물에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구축해 왔다. 신용선 부처장은 “신축 건물에 대한 신재생에너지 시설 구축과 함께 추가 설치를 검토 중”이라 전했다.

  그러나 그린캠퍼스 조성을 추진하는 담당 기관에는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현재 그린캠퍼스 관련 업무는 시설운영팀에서 담당한다. 관리처는 “교내 ESG와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주관하는 사회공헌원과 업무 이관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넷 제로(Net Zero): 온실가스의 배출량(+)과 흡수량(-)을 같게 해 순(Net)배출을 0(Zero)으로 만드는 것

  **마이크로그리드: 소규모 지역에서 전력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차세대 전력 체계

  ***BIPV(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 System): 건물 일체화 태양광 시스템

 

글|유승민 기자 cyanysm@

사진|고대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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