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민 기자
      하수민 기자

 

  새 학기를 맞아 학교가 들떠있다. 2월까지 잠잠했던 캠퍼스가 점심, 저녁 밥약으로 북적이고 하나둘 피어오르는 꽃봉오리들은 활기를 더한다. 매일 같이 있는 행사들로 학교는 오늘도 조용할 틈이 없다.

  화려한 동아리박람회 부스, 1초 만에 마감되는 합동응원전 티켓 배부는 모두의 관심사지만 민주광장에서 선거 유세를 하는 선본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지난해 12월 제54대 서울총학생회장단 선거는 유효 투표율 33.33%를 넘기지 못해 무산됐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는 학생 사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함을 모두가 알고 있지만 정작 투표소로 발길을 돌리지 않는다. 이번 봄 열릴 재선거에서는 신입생들의 적극적 참여를 기대해 볼 수 있을까.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2대 총선에서도 청년들의 정치 무관심은 비슷하다. 지난 11일 발표된 조선일보·TV조선·케이스탯리서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총선 격전지 5곳(인천 계양을·서울 마포을·경기 분당갑·경기 수원병·경남 양산을) 중 4곳에서는 여야 후보의 지지율보다 아직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20대 비율이 높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청년세대 투표율 제고를 위해 지난 11일 홍보 영상에 뉴진스 민지를 내걸었다. 최근 인기인 스케치 코미디 영상 또한 제작했다.

  청년세대가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편견과 다르게 투표 참여율은 낮지 않다. 20대 총선과 21대 총선의 경우 만 29세 이하 투표율은 전체 투표율보다 높았다. 2017년 제19대 대선의 20대 투표율은 76.1%를 기록하며 역대 대선 중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2007년 대선의 20대 투표율에 비해 29.5%p나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20대 초반의 적극적 투표 참여가 20대 중후반까지 이어지지 못한다. 25~29세 투표율은 21대 총선에서 56.7%, 20대 총선에서는 49.8%로 전체 투표율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청년 공약, 어려운 말로 포장된 정치 뉴스보단 당장 눈앞에 있는 것들이 우선시되기 때문이다. 학점, 대외 활동, 알바, 인간관계 등 하루하루를 신경 쓰다 보면 인터넷에서 떠드는 정치 이슈들은 어느새 뒷전이다. 그렇게 청년과 정치는 멀어진다.

  청년 공약이 선거철마다 떴다 사라지는 것을 정치권의 탓으로만 돌리긴 어렵다. 이들이 청년 정책을 등한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꾸준한 관심이 선제돼야 할 것이다. 투표함에 단순히 표를 던지는 것만이 능동적인 참여가 아니다. 시작은 이번 서울총학 재선거와 22대 총선이다.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사회는 바뀌지 않는다. 

 

하수민 기자 soo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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