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탈 홈페이지에 접속해 ‘정보광장’을 클릭하거나 eku.korea.ac.kr을 주소창에 입력하면 접속 가능한 EKU는 E-Learning Korea University의 줄임말이다. 수업 외 활동을 할 수 있는 온라인 학습공간으로 교수학습개발원(원장=유석훈 교수· 문과대 언어학과)에서 관리한다. 이 사이트는 학생들이 수업자료를 쉽게 구할 수 있게 하고 교수와 동료 학습자 간에 상호 활동을 증진시키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EKU는 2004학년도 1학기에 영어강의, 핵심교양, 별도 지정수업중심의 시범 운영으로 시작했다. 지난해 2학기부터는 개설된 3631개의 전체강좌에서 EKU를 사용할 수 있고, 이 중 한번이라도 수업 중에 EKU를 사용한 강좌는 426개다. 계절학기에 개설된 288개 강좌도 EKU를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 중 20강좌만이 이 프로그램을 수업용으로 활용했다. 이번 학기가 개강한 지 2주가 지난 현재 376강좌가 EKU를 사용 중이며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추세다.

하지만 EKU 사용률은 아직 낮은 편이다. 본지는 EKU와 관련해 10일(목)부터 이틀간 본교생 200명과 교수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우선 ‘EKU를 알고 있는갗라는 질문에 68%의 교수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EKU를 이용하는갗라는 질문에서35%의 교수만 이용하고 있다고 답해 활용도가 낮음을 알 수 있다. 반면 ‘EKU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갗라는 질문에는 78%의 교수가 ‘그렇다’고 답해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학생들은 62%가 ‘EKU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사용한 적 있다’는 학생은 43%였다. 하지만 사용하는 학생 중에서도 93%의 학생들이 2개 이하의 과목에서만 EKU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이용도와 관련해 홍보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 3학기 째 운영 중이지만 EKU를 모르는 교수와 학생이 아직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교수학습개발원 고은현 연구원은 “수업시간에 이용하면서 홍보가 된다고 생각해 우선 교수 중심으로 홍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생에 대한 홍보도 필요하다. 남해선(국제학부 04)씨는 “교수에게 EKU를 쓸 것을 건의해 현재 강의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학생에게 홍보할 경우 수업에서의 EKU 이용가능성은 커질 수도 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EKU의 사이버강의 기능은 학생· 교수가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EKU에서 어떤 부분을 이용하고 있는갗라는 질문에 학생은 1%, 교수는 3.1%가 ‘사이버 강의를 사용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지난 2학기 ‘디지털 회로’ 수업에서 사이버강의를 이용한 김동승(공과대 전기공학과)교수는 “공과대의 경우 수업 분량이 많아, 학생들이 보다 편하게 수업 받도록 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EKU에 학생들이 언제든 수업을 다시 들을 수 있도록 녹음된 강의와 함께 판서를 올렸다. 하지만 판서로 학생들을 가르쳐 글씨 쓰기가 칠판수업보다 불편하다”고 덧붙였다.

설문 결과 ‘사이버 강의를 이용할 의사가 있는갗라는 질문에 62%의 교수들은 부정적으로 답했다. “수업과 관련해 필요하지 않다”(28.6%)가 가장 큰 이유였다. 반면 63%의 학생들은 ‘사이버강의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해 교수와 학생의 반응이 엇갈렸다. 고 씨는 “사이버 강의를 만든 취지는 일반강의보다 영어강의를 겨냥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수현(정경대 통계04) 씨는 “영어강의 외에 일반강의에서도 사이버 강의는 필요하다”며 “수업을 부득이하게 빠졌거나 복습할 때 유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EKU의 활용도가 낮다 보니 한 학생이 듣는 여러 수업에서 각기 다른 커뮤니티를 사용해 불편을 겪기도 한다. 이는 ‘EKU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이미 사용 중인 커뮤니티가 있다”(15.3%)고 답한 것과 연관된다. 최유리(사범대 국교03)씨는 “수업마다 프리챌, 다음카페, EKU 등 각각 다른 커뮤니티를 쓴다”며 “각기 다른 커뮤니티를 기억하기도 힘들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다른 커뮤니티를 사용 중인 홍후조(사범대 교육학과)교수는 “자료의 누적성에 장점이 있다”고 설명하며 “이를 고친다면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EKU를 쓸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EKU는 동일수업의 매 학기가 연결되지 못하며, 한 학기 사용한 후 자료가 없어지는 점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한편 새로운 수업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교수학습개발원에서는 EKU 사용설명회를 매 학기 초나 학기 중에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설명회 참석률은 매우 낮아 자연히 교수 홍보도 부족하다. 지난 2월 24일에 열린 설명회에 정교수는 16명만 참석했고, 조교는 약 80명이 참석했다. 설명회 불참을 대비해 EKU 사용매뉴얼도 다운받도록 준비돼 있다. 현재 EKU 사용매뉴얼 게시물에 대한 접속자 수는 170여명 정도이다.

현재 대부분의 교수들은 EKU를 간단한 공지사항이나 강의노트를 올리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으로 설문 결과 나타났다. 04학번의 한 학생은 “사이버 강의와 같은 공간이 있는지도 몰랐다”며 “이런 공간을 제대로 활용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안호용(문과대 사회학과)교수도 “유익한 공간들을 쓰지 못하는 것이 유감이다”고 밝혔다.

 효과적인 교육을 위해 준비된 EKU이지만 아직 교수· 학생의 관심과 홍보부족으로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EKU의 기능개발, 홍보 등으로 장점을 최대한 살려 수업에 유용하게 활용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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