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화), 총장실을 점거한 정통대 학부모들이 전파공학과와 전자·전기 공학부의 통합을 반대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 1일(화) 오후 3시 30분경 본관 앞에서 정통대 학부모 20여 명이 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다가 오후 5시 30분경 총장실을 점거했다.

정보통신대 전파통신공학과와 공과대 전자·전기공학부의 통합을 반대하는 이들은 정통대 통합에 관한 논의를 없었던 것으로 하고 정통대에 관한 모든 조건을 원상복귀할 것을 요구했다. 시위에 참가한 학부모는 “인원유지에 대한 확답과 입시요강을 지킬 것을 요구하기 위해 왔다”며 “학교가 요구를 받아들이기 전까지는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균 교무처장은 “단일 학부로 정통대를 지원할 예정이며, 이제 학교는 없었던 일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학교측과 학부모측 사이에 언쟁이 벌어졌고, 어윤대 총장이 총장실에서 나가자 이를 저지하려는 학부모측과의 충돌이 있었다. 이번 점거에 대해 김 처장은 “고대 100년 역사에 학부모들이 총장실을 점거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얼굴을 붉혔다. 또한, 이번 사건을 취재하려는 YTN방송사 기자와 학교 직원과의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번 시위는 학부모들만 참여했다. 유혁 교수(정통대 컴퓨터학과)는 “한 발 양보한 협의안을 학교 본부와 논의 중에 있으며, 논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점거를 중단하도록 학부모들을 설득했다. 이 날, 총장실을 점거했던 학부모 15명은 오후 10시경부터 전파과 통합을 반대하는 교수들과 논의했다. 이후 지난 2일(수) 오전 1시경에  시위를 풀었다. 

지난 4개월간 전파과 통합에 대한 찬성측과 반대측이 평행선을 그려왔지만, 최근  협의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종선 정통대 학장은 “‘컴퓨터 및 통신공학부(가칭)’라는 명칭의 단일 학부로 가는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전파과 통합 논의에 대해  “학부명을 ‘컴퓨터 및 통신공학부’로 하고, 정통관을 올해 착공하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려대학교의 내년 입시안이 학부모들의 반대로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는 한 방송사의 보도에 대해 “학부모는 학교의 학사행정에 개입할 수 없다는 원칙에 따라 학교는 학부모와는 협의한 일이 전혀 없다”며 “정통대 교수들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논의대로라면 정통대 재학생들은 ‘정통대 전파통신공학과’나 ‘컴퓨터 및 통신공학부’ 중 선택해 졸업하며, 정통대 06학번부터는 ‘컴퓨터 및 통신공학부’에 입학하게 될 전망이다.

정통대측이 제시한 새로운 협의안은 정통대 내에 컴퓨터학과와 전파통신공학과를 통합해 ‘컴퓨터 및 통신공학부’라는 명칭의 단일 학부를 두는 것과 학부의 인원수를 줄이지 않는 것이다. 본교는 2006년, 2007년 2년에 걸쳐 각각 5%의 입학정원을 감축하도록 돼있다. 따라서, 정통대는 현재 입학정원이 127명이므로, 2006년에는 121명, 2007년에는 본래 115명이 되는데, 여기에서 더 줄이지 않고 배정받는다는 것이다. 또한, 올해 내로 정통관을 착공해야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이 협의안에 따르면 통합에 찬성해온 전파통신공학과 교수 4명은 공과대로 옮기게 된다. 이 협의안은 지난달 31일(월) 통합에 반대하는 컴퓨터학과 교수 16명과 전파통신공학과 교수 3명으로 구성된 정보통신대학 교수회가 도출했다. 정통대측의 새로운 협의안에 대해 통합에 찬성해온 김운경 (정통대 전파통신공학과) 교수는 “우리가 생각했던 이상적인 방향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입학할 학생들에게 현재와 같은 진통과정이 계속 발생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