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05년, 학내에서는 5·2사태, 안암총학선거 무효 등 유난히 많은 사건이 있었다. 학외에서는 황우석 교수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APEC 개최를 둘러싼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한 해 본교생들의 기억에 남았던 사건은 무엇일까?

본지는 지난해 11월 29일부터 지난달 1일까지 3일간 안암 및 서창 캠퍼스 304명을 대상으로 ‘올 한 해 가장 기억에 남는 학내·외 사건’이라는 주제의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리모델링 된 과도관 24시간 열람실 모습
본교생이 뽑은 가장 기억에 남는 학내 사건은 지난해 5월 2일 발생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명예철학박사 학위수여 사태’였다. 이 회장의 명예철학박사 학위수여를 반대하는 학생 60여명은 이날 인촌기념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 때 교직원과 시위 학생들 사이에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사태에 대한 본교생들의 의견은 다양했다.

이승준(문과대 국문 01)씨는 같은 달 4일 정경대 후문에서 5·2사태에 반대하며 1인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이후 5월 10일에는 이건희 삼성회장 명예박사학위수여 반대 시위에 대한 공개 토론회가 개최됐으나 저조한 참여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데 실패했다.

이 씨를 중심으로 구성된 평화고대는 당시 안암총학에 공개사과를 요구했으나 안암총학 측에서 수용하지 않자 재학생의 1/10이 넘는 2457명의 서명을 받아 회장단 탄핵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탄핵안은 5월 19일 개최된 임시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기각됐고 본교생 뿐 아니라 전 국민 사이에서 크게 논란이 됐던 이 사건은 5월 25일 어윤대 총장의 담화문 발표로 마무리됐다.

‘2005 정기 고연전’이 2위를 차지했다. 2005 고연전은 1승 4패의 저조한 성적으로 본교생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야구는 0:3, 아이스하키는 1:3, 럭비는 14:21, 축구는 0:2로 연세대에 패했다. 그러나 잇따른 패배 속에서 농구경기는 한 편의 드라마를 방불케 하는 역전극으로 본교생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본교 농구팀은 종료직전 연세대의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를 성공시켜 76:75 한 점 차로 짜릿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전파공학과와 전기.전자공학부의 통합을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총장실을 점거.시위하고 있다.
3위는 ‘39대 안암총학생회장 선거무효’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진행될 예정이었던 안암총학 선거는 투표율 저조로 하루 연장해 25일까지 이뤄졌다. 그러나 투표율 47.92%로 50%를 넘지 못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재투표를 결정했다. 그러나 고대공감대·Act Now·고대 Timing 선본은 연장투표 실시를 주장하며 재투표 반대 캠페인 및 서명운동을 벌였다. 지난해 12월 4일 열린 전학대회에서 이 문제를 매듭지으려 했으나 이마저 무산됐다.

‘정보통신대학 통합 문제’와 ‘과도관 몰카사건’이 공동 4위를 차지했다.
본교는 경쟁력 향상을 목적으로 공과대 전자·전기공학부와 정통대 전파통신공학과(이하 전파과)의 통합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는 교육의 질이 저하될 것을 우려한 전파과 교수 및 학생·학부모들과 마찰을 빚었다. 수차례의 대표자 회의 및 면담에도 불구하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양측은 학부모의 총장실 점거라는 해프닝을 낳기도 했다.

현재 전파과 교수 중 통합을 찬성하는 교수는 공과대 전기·전자공학부로 옮겨갔고 그 명칭을 전기·전자·전파공학부로 개칭했다. 또, 정통대 내에서는 컴퓨터학과와 전파통신공학과를 통합해 컴퓨터·통신 공학부로 개칭,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과학도서관(이하 과도관) 몰카 사건’은 많은 본교생들을 경악케 했다. 범인은 과도관 2층 여자화장실에 캠코더를 설치해 여학생들을 촬영하던 중 한 여학생에 의해 발각됐다. 범인은 경찰에서는 훈방됐지만, 본교에서 무기정학 처분을 받았다.

   
리모델링 된 과도관 24시간 열람실 모습

6위는 ‘과도관 24시간 열람실 리모델링’과 ‘사회체육학과(이하 사체과)의 단과대 분리요구’였다. 과도관 24시간 열람실은 지난해 10월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학생들에게 개방됐다. 현재 과학기술대에 소속돼 있는 사체과 학생들은 2004년부터 본격적인 단과대 분리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부제가 필요하다며 사체과의 단과대 분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 ‘세계 200대 대학 진입’과 ‘본교 100주년 기념행사’가 7위를 기록했다.

10위는 5·2사태와 관련해 평화고대에 의해 제기된 총학탄핵이, 11위는 사범대의 일체형 책·걸상 교체가 차지했다. 이 외에도 △서창캠퍼스 농심관 준공 △고승덕 변호사의 서창캠퍼스 특별강연 △기숙사 오픈하우스 △자신의 실연 등이 기타의견으로 나왔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