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과대 학생회(회장=박상하 · 공과대 신소재공학부04)를 중심으로 모인 본교생 200여명이 중앙광장에서 검은 상의를 입고 ‘4.5 본관 점거 사태(고대신문 참조) 규탄 집회’를 열었다.

참살이길을 지나가는 규탄시위 참여학생들.

검은 상의를 입은 집회 참석자들은 오전 11시 30분 경부터 하나둘 씩 이공계 캠퍼스 장승 앞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집회는 100여명의 학생들이 모인 12시 10분 경, 박상하 공과대 학생회장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박 회장은 "우리는 고대의 정의를 지키기 위해 모인 것"이라며 "그러나 이념에 의해서거나, 무언가를 얻기 위해 온 것은 아니며 상당수의 학생들이 본관 점거 사태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박 회장은 집회가 평화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본관 점거에 참여했던 학생들과의 충돌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규탄시위가 벌어지는 이공계 캠퍼스 앞에서 본관 항위시위 정당성을 주장하는 학생들.

집회가 시작되자 본관 점거 농성을 주도한 안형우(사범대 국교02)씨, 서범진(문과대 철학02)씨 및 학생대책위원회(위원장=조정식, 법과대 법학02, 이하 학대위) 소속 학생 15여명은 집결해 있는 학생들 옆에서 '보건대 투표권 정당하다'등의 구호를 외쳤다. 서 씨는 "공대에서 열리는 집회야 말로 고대의 정의를 망치는 일"이라며 이 날 열린 공과대의 집회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또한 "학교 측의 왜곡된 사건 설명과 논리를 그대로 믿고 우리가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알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규탄시위 참여학생들이 이공계 캠퍼스를 나서고 있다.

오후 12시 20분경, 공과대학 깃발과 검은 현수막을 앞세운 150여명의 학생들은 참살이길을 지나 민주광장에서 재집결했다. 이 때 200여명으로 인원이 늘었다. 12시 30분경, 민주광장에서 다시 중앙광장으로 이동한 학생들은 잔디 가운데 길에 4열로 길게 늘어서 본격적인 집회를 시작했다. 집회는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집회에 참여한 각 과반 학생회장 등 학생대표들의 발언을 듣는 것으로 진행됐다.

   
참살이길을 행진하고 있는 학생들.


대부분의 학생대표들은 본관 점거 농성의 방법과 대표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장세완 애기능 동아리연합회장은 본관 점거 농성에 참여한 학생들에 대해 “정당성을 따져 규탄하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지금 그들의 방식에 대해 규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임정호 식품자원경제학과 학생회장은 "스승과 제자간 도리가 벗어난 행동을 저질러 놓고 아직도 부끄러운줄 모르고 투쟁이라고만 말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행동"이라 말했다. 또한 임 회장은 "외부인들이 본관 점거 농성 학생들의 주장이 고려대 모든 학생들의 의견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발언했다.

   
본관앞에 도착한 학생들.

한편, 이번 집회의 평화적 방법에 대한 평가도 있었다. 조주현 공과대 폭풍반 학생회장은 "우리가 모인 것만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의 운동에 좋은 선례로 남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김정환 공과대 명품반 학생회장은 "이번 집회로 지성인으로서 거듭나기 위한 투쟁의 새로운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집회의 의의를 밝혔다.

학생대표들의 발언이 끝나고 박상하 공과대학 학생회장은 집회를 마무리 하면서 "이렇게 많은 수의 학생들이 반대를 하는데도 본관 점거농성 학생들이 또 본관에 가서 같은 일을 한다면 학생들의 의견을 대표해 운동했다는 말은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집회 참석자 200여명은 오후 1시 10분, "교수님 죄송합니다"라고 세 번 외치며 교가를 부른 후 집회를 마쳤다.

집회가 끝난 후 집회에 참여했던 김도현(공과대 화공생명공학부05)씨는 "앞으로의 단체행동도 이런식으로 평화적으로 이뤄 졌으면 좋겠다"며 "지성인들이 모인 고대에서는 이런식으로도 충분히 의사전달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참살이길을 지나가는 규탄시위 참여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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