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압박사 어윤대 총장은 지금 즉시 떠나라”
 오늘 13일(토) 오전 10시 30분, 본교 4.5사태 관련 출교자들과 학생들, 그리고 연세대학교 학생들 50여명은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이하 신촌캠)에서 ‘어윤대 명예 경제학박사 수여 반대’집회를 열었다. 오늘 집회가 열린 이유는 오전 11시부터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창립 121주년 개교기념식’에서 어윤대 본교 총장이 명예박사를 받기로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집회에 참여한 학생들은 대강당을 올라가는 계단 앞에서 입구 중앙만을 비워놓은 채, 대강당 입구를 봉쇄했다. 집회를 주도한 출교자 강영만 씨는 “우리는 연세대 학생들과 교직원들, 그리고 동문들이 대강당에 들어서는 것을 막을 의도는 없다”며 “개교기념식에 오신 분들은 중앙으로 자유롭게 올라가면 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는 단지 어 총장이 명예박사학위 받는 것을 막기 위해서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런 집회를 예상한 듯, 대강당 앞에는 본교 학생처 직원들과 연세대학교 학생처 직원들뿐 아니라 연세대학교 학교 관계자, 그리고 본지를 비롯한 많은 언론사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한창 집회가 진행 중이던 오전 10시 50분경, 마침내 어 총장은 연세대학교 학군단(ROTC)의 호위를 받으며 대강당에 도착했다. 잠시 후, 대강당 앞은 학군단의 호위를 받아 대강당에 진입하려는 어 총장과 이를 저지하려는 학생들이 뒤엉키며 큰 소란을 빚었다. 출교자 중 한명은 대강당을 올라가는 계단에 누워 어 총장이 진입하는 것을 막으려다 연세대학교 학생처 직원에 의해 끌려났으며 집회 학생들과 직원, 학군단 사이에 고성과 몸싸움이 오갔다.

 어 총장이 개교 기념식장으로 들어간 후, 학생들은 “이번 폭력사태의 책임은 연세대에 있다”며 계단의 옆길만 남겨놓은 채 대강당 입구를 봉쇄했다. 이후, 연세대 개교 기념식이 끝나는 시간까지 학생들은 북과 확성기를 이용해 ‘부당징계 반대’와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 비판’ 구호를 외쳤다.

학생들이 어윤대 본교 총장이 차에 탄것으로 착각해 차 앞으로 뛰어들어 막으려 하고있다.

   
어윤대 본교 총장이 명예경제학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대강당을 빠져나오는 모습.
 오늘의 혼란은 개교기념식이 끝난 후, 어 총장이 학군단의 호위를 받으며 옆문을 통해 대강당을 빠져나오면서 극에 달했다. 어 총장이 오찬장으로 이동하는 도중에 학생들은 어 총장 앞에 주저앉아 ‘부당징계 철회’구호를 외치며 학군단, 학생처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또한 학생들은 어 총장이 잠시 차량에 탑승했을 때, 움직이는 차량 앞에 주저앉아 차량의 이동을 저지해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러한 소란 속에서 어 총장은 연세대 스팀슨관으로 이동했고 학생들과의 충돌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였다.
   
학생들이 어윤대 본교 총장이 차에 탄것으로 착각해 차 앞으로 뛰어들어 막으려 하고있다.

 하지만 학생들은 기념식 이후 마련된 오찬장으로 이동해서 집회를 계속했다. 이곳에서도  학생들은 오찬장 입구를 막고 있는 학군단과 여러 차례 충돌했다. 결국 김기정 연세대 학생처장이 “여러분들의 안타까운 마음은 이해하지만 지금 연세대는 생일을 맞아 동문들과 식사를 하고 있다”며 “이미 어 총장을 비롯한 교무위원들은 연세대를 나갔고 동문들에게 소음이 방해되므로 철수해달라”는 의견을 피력해 오찬장 앞 집회는 막을 내렸다.

 이번 집회를 바라보던 연세대 동문 김 모씨는 “집회를 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자유”라며 “학생들이 교수를 감금한 일은 분명 잘못됐지만 학생들도 당연히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자유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연세대학교의 동문은 “학교당국이 학군단을 동원해서 학생들과 충돌한 것은 분명 문제”라고 꼬집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다른 동문들은 집회를 진행하는 학생들을 보며 여러 가지로 불만을 표출했다. 이들은 다른 학교의 ‘생일잔치'인 개교기념식에 찾아와 소동과 소음을 일으키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며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계속해서 학생들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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